60대 이상 비문해(文字未解) 사용자를 위한 UX 고려사항
읽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는 ‘문자 중심 UX’의 한계
디지털 서비스는 대부분 텍스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메뉴, 버튼, 안내 메시지, 약관 등 거의 모든 기능은 ‘글자’를 기반으로 구성되며, 사용자도 그것을 읽고 해석한 후에야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9% 이상은 비문해(文字未解) 상태에 있으며,
기초 문자 해독이 가능하더라도 긴 문장, 어려운 한자, 복잡한 UI 용어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포용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이해’다.
글을 읽을 수 없는 사용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진짜 UX이며,
이 글에서는 60대 이상 비문해 사용자를 고려한 실질적인 UX 전략 5가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비문해 고령 사용자가 겪는 UX 문제 유형
① 텍스트 위주의 인터페이스 구조
- 대부분의 앱은 텍스트 버튼과 텍스트 설명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글자 해석이 어려운 사용자는 무엇을 눌러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② 약어, 한자, 어려운 단어 사용
- ‘전자문서’, ‘본인 인증’, ‘전환’, ‘활성화’ 등은 중장년층에게도 낯설지만,
비문해 사용자에게는 전혀 인지되지 않는 단어다.
③ 아이콘만으로 기능을 설명하지 못함
- 많은 앱이 시각적 아이콘을 사용하지만,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아이콘만으로는 행동 유도에 실패한다.
④ 음성 안내나 영상 설명이 부족함
- 텍스트 중심의 앱은 읽을 수 없는 사용자에 대한 대체 수단을 제공하지 않음
→ 이로 인해 비문해 사용자는 앱을 ‘못 쓰는 사람’이 되어버림
⑤ 실수 이후 복구가 불가능함
- 입력 실수나 잘못된 클릭이 발생했을 때,
글을 읽지 못하므로 경고 문구나 안내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함 → 결국 포기
비문해 고령 사용자를 위한 UX 설계 전략 5가지
① 핵심 기능은 ‘그림+음성’으로 안내한다
- 모든 주요 버튼에는 텍스트 대신 그림 아이콘 + 읽어주는 음성 안내(선택 가능) 제공
예:
[전화 신청하기] → 버튼에 수화기 아이콘 + “전화로 신청하려면 여기 눌러주세요” 음성
→ 사용자에게 ‘읽지 않아도 기능을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② 영상 기반 튜토리얼을 첫 화면에서 제공한다
- 텍스트 설명보다 그림과 실 화면을 녹화한 1분 내외의 영상 가이드가 효과적
- “어떻게 쓰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따라하게 만든다
③ 한 화면에 하나의 행동만 제시한다 (1 action per screen)
- 여러 개의 버튼, 문장, 옵션을 동시에 보여주지 않고,
한 화면에는 단 하나의 행동만 가능하게 설계
→ 행동 유도력을 높이고, 혼란을 줄인다
④ 중요 기능에는 색상, 그림, 음성 강조를 함께 쓴다
- 예: 빨간 버튼 + 손가락 아이콘 + "여기 누르세요" 음성
→ 시각 + 청각 + 상징 정보가 동시에 전달되면, 글을 몰라도 이해 가능
⑤ 실수 방지보다 ‘실수해도 괜찮은 설계’가 중요하다
- 예: 잘못된 입력을 해도 뒤로 가면 이전 내용이 자동 저장되고,
오류 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라는 음성 안내 제공
→ 실패 경험을 줄이면 사용자의 두려움도 줄어든다
UX는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용 가능’해진다
모든 사용자는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지로 행동할 수 있을 때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느낀다.
그러나 비문해 사용자에게는 글자가 장벽이 되며, 많은 서비스가 그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포용적 UX는 ‘글을 읽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글을 못 읽는 사람’도 고려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60대 이상 비문해 사용자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고, 앱을 다운로드하고 싶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
UX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문해력 없는 사용자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이해의 UX는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