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 웹사이트의 중장년층 대상 UX 문제점 분석

공공 웹사이트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부 기관 웹사이트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공 서비스의 핵심 창구다. 각종 민원 처리, 복지 신청, 세금 납부 등 국민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기능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러한 웹사이트의 주요 이용자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웹사이트 구조와 인터페이스는 디지털 고도화 세대인 청년층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노안, 낮은 정보 탐색 능력, 복잡한 화면 구성은 중장년층에게 치명적인 UX 장애 요소로 작용하며, 공공 웹사이트 이용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이 글에서는 실제 정부 기관 웹사이트를 분석하여 중장년층이 겪는 대표적인 UX 문제점 5가지를 짚어보고, 개선 방향에 대한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중장년층이 겪는 공공 웹사이트 UX 문제점 5가지

① 복잡한 메뉴 구조와 중복된 정보 분류
대다수 정부 사이트는 메인 메뉴 외에도 퀵링크, 팝업 메뉴, 하단 링크 등 다양한 정보 경로를 제공하지만, 정보가 중복되거나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중장년층은 메뉴 간 경로를 기억하기보다 화면 상의 흐름을 따라가며 정보를 찾기 때문에, 이런 구조는 혼란을 유발한다.

② 작은 글씨와 낮은 색상 대비
노안이 시작된 사용자에게 작은 텍스트 크기(14px 이하), 회색 계열의 설명 텍스트, 흰 배경에 연한 파란색 링크는 읽기 매우 어렵다. 공공 웹사이트임에도 웹 접근성 지침을 충실히 따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③ 인증 절차와 로그인 구조의 복잡함
공공기관 사이트는 보안 문제로 인해 공동인증서, 휴대폰 인증, 아이핀 등 다양한 로그인 방식을 제공하지만, 중장년층은 인증 방식 선택과 각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특히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자체를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④ 모바일 비최적화 또는 반응형 부족
여전히 일부 기관은 모바일 전용 페이지를 제공하지 않거나, 데스크탑용 페이지를 그대로 축소하여 제공한다. 작은 화면에서 스크롤과 확대를 반복해야 하며, 버튼이 너무 작아 실수로 잘못 클릭하는 문제도 빈번하다.

⑤ 정보의 시각적 계층 구조 미흡
텍스트만 가득하고 시각적 구분이 부족한 화면은 정보 소비를 어렵게 만든다. 헤드라인, 소제목, 강조 색상, 아이콘 등의 시각적 구분이 부족하면 사용자는 정보를 ‘읽지 않고 넘기게 된다.’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UX 전략 4가지

① 내비게이션 구조 단순화 및 반복 정보 제거
중장년층은 한 화면 안에서 모든 핵심 정보를 볼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 핵심 기능만 상단에 배치하고, 불필요한 퀵링크, 유사 메뉴는 통합하여 단일 경로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② 텍스트 가독성 기준 적용: WCAG 2.1 기준 반영
폰트는 최소 16px, 주요 텍스트는 고대비 색상(#000 / #FFF / #333 / #FFD700 등)을 사용해야 하며, 행간은 최소 1.6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버튼과 링크도 명확한 시각적 표시가 필요하다.

③ 인증 절차를 시각화 + 단계별 설명 제공
단순히 로그인 창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Step 1: 본인인증 방법 선택 → Step 2: 인증 수단 연결 → Step 3: 완료”**처럼 단계별 안내와 시각적 흐름을 제공하면 사용자가 실수를 줄이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④ 반응형 웹 디자인 또는 전용 모바일 페이지 구축
화면 해상도에 따라 자동으로 UI가 재배치되는 진정한 의미의 반응형 디자인을 도입하고, 터치 영역 확대 및 세로 스크롤 중심의 UX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 상단 고정 메뉴는 필수적이다.

 

공공 UX는 디지털 접근성의 최전선이다

정부 웹사이트는 모든 국민이 이용해야 하는 ‘디지털 공공 서비스’다. 특정 세대만을 고려한 UI는 곧 ‘정보 소외’를 유발하는 UX의 실패이며, 이는 행정 신뢰도까지 위협할 수 있다.
60대 이상 중장년층이 인터넷 사용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공공 UX는 디자인 트렌드보다 정보의 명확한 전달, 최소한의 실수, 사용자의 불안감 해소에 집중해야 하며, 이는 결국 디지털 평등의 시작점이 된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이제부터라도 ‘빠르고 예쁜 사이트’보다 누구나 실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UX 설계를 중심으로 공공 웹사이트를 재정의해야 한다.